2009년도 병원비와 약국수가에 대한 진실(fact)

2009년이 밝아오니.. 병원비와 약국 수가가 살짝 올랐다 ~

오늘 진료실 문을 열고 A할머니에게 혈압약 한달분을 처방해주면서 문득, 나의 진료는 얼마짜리인지 궁금해졌다 -_-

마침 2009년도부터 적용되는 새 수가를 정리한 표가 메일로 와 있었다.


내가 근무하는 곳은 한적한 시골 마을의 모 보건지소이며, 진료비 본인 부담액이 500원뿐이 안된다.

일반 의원의 경우 본인 부담액이 1500원으로 알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2009년 자료를 아직 입수하지 못했다.


보건지소의 진료 수가는 본인부담 500원을 받고, 나중에 보험공단에서 3050원을 준다.

따라서 나는 환자 1명을 진료하면 3550원을 받는 것이다.

드레싱을 한다거나 주사를 놓는다거나 하면 좀더 많이 받는 "행위별 수가제도" 이지만, 보통 혈압약, 당뇨약, 감기약의 처방전만 발행하면 이정도 받는다는 것이다.

2일치 처방하던, 3일치 처방하던, 30일치 처방하던 내가 받는 돈은 똑같은 3550원이다


오늘 첫 환자였던 A할머니는 고혈압 환자였다. 직접 혈압을 재드렸다. 120/80. 근 몇달간 혈압이 잘 조절되고 계신다.

약으로 인한 부작용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른 불편한 곳은 없는지 물었더니 그런건 없다고 하셨다.

늘 처방하던대로 한달치 약을 처방했다.

한알에 388원짜리 혈압약, 하루에 1번 1알만 먹으면 된다.


요즘 할머니가 건망증이 심하셔서 약을 먹었는지 안먹었는지 자주 잊어먹어서 곤란하다고 하신다.

이럴때 환자들에게 자주 알려주는 팁이 있다. 약을 타고 바로 약봉지에 날짜를 쭉 써놓으면 잊어버릴 염려가 없다 ^^

이 말을 했더니 할머니는 약을 봉지로 받지 않고 늘 통으로 받아 오셨다고 하셨다.

내가 처방한 혈압약은 이런 통안에 딱 30알이 들어있는 상태로 포장되어서 나온다 (사진의 약통은 다른 약이다. 참고로만 ;)

약국의 약 포장 상황을 일찍 파악하지 못했던 나의 실수를 한탄하며,

약을 하루하루 뜯어서 먹는 봉지로 포장해줄 것을 처방전에 잇는 "조제시 참고사항" 에다가 적어서 처방전을 출력했다




A할머니는 약국에 약을 사러 가셨다. 약값이 얼마가 나올것인가?

오늘 글타래의 핵심은 약값이다!



우선 몇일치 약을 짓던 기본적으로 1회 방문당 고정적으로 드는 기본 수가가 있다.

약국 관리료 600원 (병원은 관리료 안받는데 흠)

조제 기본료 540원

복약지도 650원 (복약지도는 내가 한거 같은데?)


여기에 한달치 약을 처방전 대로 준 것으로 30일치 조제료 6970원 (하하 나의 총 진료비보다 비싸군)

30일치 의약품 관리료 2130원이 추가된다.

이것을 다 합한 것이 지금것 제약회사에서 "30일치 한통" 으로 납품한 약을 건네준 댓가로 받는 수가이다. 10890원이다.

내가 봉지로 포장해 줄것을 요구했으니 좀더 일이 귀찮아졌을 것이다 ^^


물론 약값은 따로다. 한알에 388원이니깐 30일치 11640원 이다.


약국의 총 수가는 22530원이다!  이중에 30%를 본인이 부담하고, 70%는 보험공단에서 약국에 지급한다.


A할머니는 7000원을 약국에 주고, 약을 구입하게 된다.


결국 A할머니의 한달 혈압약을 타는 일화로 발생한 수익은

보건지소  3050원

약국 22530원 (약값은 내가 먹는게 아니잖심 이라고 한다면.. 그래. 포장값으로만 10890원)


나의 진료는 약국의 약 조제(포장?)보다 1/3 가치 밖에 없는 행위이다. ^^


A할머니는 보건지소에 500원, 약국에 7000원. 총 7500원이 들었다.



A할머니의 일화는 실제이며, 약국에서 약을 타는 과정은 내가 따라가서 보지 않아서 정말 7천원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계산해 보니 이렇다.



수가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최대한 자제하려고 노력했고, 2009년 개정된 수가를 그대로 나열하였다.

부디 이 글(카더라 식의 추측이 아닌 fact임을 강조하고 싶다)이 우리나라의 진료 수가 현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ps. 근데 이 글을 "과학" 테마로 분류해서 넣는게 적절할지는 의문입니다 ;

by 루키엠 | 2009/01/09 14:37 | 의료 관련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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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리사 at 2009/01/11 10:20
...약사나 해볼까요 후르릅.
Commented by mahler83 at 2009/06/26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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